성명이마트는 추모를 보장하고, 사태 해결에 당장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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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노조_성명]

이마트는 추모를 보장하고, 사태 해결에 당장 나서라!


사람이 죽었다.

이마트 구로점의 故권미순 조합원님이 24번 계산대에서 근무 중 쓰러져 숨졌다.

구급차가 오기전까지 10분의 골든타임동안 별다른 응급조치도 받지 못했다.


10년동안 함께 일하던 동료가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면 누구라도 애통한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이다. 사람이라면 그것이 정상적인 것이다. 이마트는 이런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장례가 끝나자마자, 매뉴얼대로 초기대응을 잘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CCTV에서 확인한대로, 이마트의 응급조치는 팔을 주무르고 부채질을 한 것이 전부였다. 또 안전관리책임자의 부재를 부끄럽지않게 이야기하는 것도 이마트가 평소에 얼마나 안전문제를 요식행위로 대해 왔는지 반증한다. 책임자의 퇴근 이후 시간은 어쩔 수 없으니 방치되어도 된다는 말인가?


이마트에 악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마트는 42일 저녁추모문화제를 마치고 24번 계산대로 향하는 추모객들의 이동을 막아나섰다.

 이마트 남성관리자들은 “이곳은 사유지니 들어오지 말라” “집회하던 곳으로 돌아가라” “추모는 아까 다 하지 않았냐” 고 물리적으로 가로막았다.


참가자들은 소위 무리를 지어가지도 않았고, 손에는 추모의 마음을 적은 포스트잇만이 들려있었다. 이마트가 추모를 가로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참가자 중 손톱이 빠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고인의 영령이 아직 머물러 있을 그 곳.

슬픔과 채 가시지도 않은 이마트 구로점에 분노가 얼룩지고 있다.

아직 삼우제가 끝나지도 않았고유가족과 제대로 된 합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이마트가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다면추모마저 방해하고 가로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마트는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이에 마트노조는 다음과 같이 명확히 요구한다


하나. 이마트는 고인에 대하여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진행하라.


하나. 이마트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이마트는 고인의 산업재해신청에 대하여 적극 협조하라


하나. 이마트는 매장내에서 동료들과 시민들의 추모를 보장하라


하나. 이마트는 사고가 발생한 구로점 소속 직원에 대한 심리치료를 실시하라


마트노조는 출범하면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고인과 전체 마트노동자들을 위해 마트노조가 응당 해야 할 몫인 것이다.


마트노조는 이마트가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근본적 책임을 묻기 위해 추모가 아닌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


2018년 4월3일

마트산업노동조합